일요일, 떠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오고 있었다. 미리 비가 온다고 알고 우비랑 우산이랑 챙겼지만 날씨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도 어쩔수 없지. 힘들면 쉬어가는 거지 뭐.
짐을 정리하여 가방에 메고 숙소를 나왔다.
처음 할 일은 Freedom Trail 프리덤 트레일을 걷는 것. 비가 오지 않으면 16개 건물을 다 돌아보고 싶었던 곳.
영국으로 부터 미국독립을 선언하게 만든 도시였기에 역사적인 장소와 건물을 빨간색 벽돌길로 연결하여 더듬어 볼 수 있게 만든 것이었다. 첫날 저녁 뭔지모르고 산책했던 거리가 프리덤 트레일의 일부였었다. 보스턴 커먼에서 시작하여 매사추세츠 주 청사를 따라 퀸시 마켓까지 걸었다.
퀸시마켓에서 유명하다는 랍스터 샌드위치와 클램챠우더를 든든히 먹었다. 특히 클램챠우더는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비행기 타기까지 4시간 정도 남아서 보스턴 미술관 갈까, 아님 항구쪽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을 갈까 그도 아님 이사벨라라는 여인이 수집하여 유럽풍의 아름다운 건물이 있다는 이사벨라 스큐어트 가드너 뮤지엄을 갈까 고민했으나 거리가 좀 멀어도 보스턴 미술관을 가보기로 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다 가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보스턴 미술관은 회화쪽 보다는 다양한 전시랑 같이 겸하고 있어 여느 미술관과 다른 느낌을 주었다. 어느 한 층은 19세기 유럽의 화랑을 묘사하여 수십점의 그림을 한 데 전시해 놓기도 하였다.
내가 간 날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은 몇 점 없었지만 대신 모네의 많은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다. 45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니 시기에 따라 적절히 다양한 작품을 교체하여 전시하는 것 같았다.
1층의 기념품 샵에 구경하러 갔다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림이 그려진 머그컵을 발견하였다. 가볍기도 했지만 주저함이 없이 바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맘에 드는 머그컵까지 득템하고 보스턴 전철을 타러 밖에 나가니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전철티켓 충전하는 곳을 찾았으나 지상이라 보이지 않았다. 그냥 현금을 내면 된다고 한국학생이 알려주기에 차가 오자 바로 탔다. 그런데 돈 내는 곳도 없고 운전사는 맨 앞에 있는지라 다른 사람도 그냥 타는 것 같았다. 환승하여 공항에 갈 때도 올 때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SL1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갔다. 도시마다 다 다르지만 보스턴은 여행자들에게 이런 즐거움까지 안겨주었다.
1시간 딜레이하고 애틀란타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학교 가까운 챔블리역까지 갔더니 동료샘이 나와주셔서 무사히 그리고 편안하게 숙소까지 왔다. 어찌보면 혼자 갔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간들이었다. 내 인생에서 언제 이렇게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미국 도시 여행을 해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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