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족여행

로마의 추억 (3)

초록별가인 2020. 1. 30. 15:51

 

 

2020. 1. 13.

한국에서 미리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해둔 "바티칸 미술관 투어"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만남 시간이 아침 7:00라 숙소에서 든든히 아침을 먹고 6시 20분쯤 나왔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투어 신청을 했기에 3그룹으로 나누어서 하게 되었는데 우리쪽은  열정이 넘치는 정영주 가이드가 담당하였다.

 

투어는 참 좋았는데 추운 겨울 아침 일찍 박물관 앞 도로변에서 1시간이 넘게 미켈란젤로의 일생과 이야기를 듣는것이 참 힘들었다. 소규모 투어가 훨씬 나을것 같았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다빈치 등 익히 알고 있는 이탈리아 거장이지만 특히 이번 투어에서 미켈란젤로에 대해 다시 한번 그의 위대함과 예술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품이 있는 성당에서는 가이드 설명이 금지되어 있기에 솔방울 정원이라고 불리는 피냐 정원에서 시스티나 성당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위대한 프레스코화인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의 설명을 들었다.

 

나중에 직접보았을 때 그 그림들의 주는 위압감과 장엄함, 섬세함은 미술에 대한 문외한인 나에게도 충분히 전달되었다.

 

 

라파엘로의 방에서 '아테네 학당'이란 작품앞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등 수학자들이 저마다의 포즈로 그려져 있었다. 또한 그림속에는 라파엘로와 그의 애인의 이루지 못할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고도 했다. 모두들 여기서 인증샷을 한다는 데 나도 한컷..

 

 

지도의 회랑에서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탈리아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 긴 복도가 있었다. 지금의 이탈리아와 크게 다를것이 없다는 거대한 지도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진찍느라 나아갈수가 없었다.

겨울에도 이러한데 성수기인 여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붐빌까? 생각하며 이탈리아는 경관이 아니라 온 나라가 고대 유적지이기에 박물관과 건물, 성당을 찾으면서 겨울에 여행와도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기억에 더 남는 작품으로는 두 아들과 함께 죽어가는 라오콘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한 작품인 "라오콘"이다.

 

 

 

 

박물관을 지나 산 피에트로 대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내가 본 어떤 건물보다 산피에트로 대성당 일명 베드로 대성당 앞에서는  입을 벌릴수 밖에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 전 세계 카톨릭의 중심지이며 바로크 건축 기술과 예술의 집대성지.

베드로의 무덤이 있던 자리에 세워 베드로 대성당이라고 한다는데.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작품이 가득한 곳,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압도당했다. 웅장함과 화려함의 대표.

 

죽은 예수를 품에 안은 마리아의 모습을 나타낸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았다. 대리석에 인간의 감정을 쏟아부은 천재의 작품과 그 작품앞에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쫒기지 않는 일정이므로 대성당 쿠폴라에 오르기로 했다. 산 피에트로 광장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다는 그 곳에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가면서 대성당의 아래에서만 볼 수있었던 작품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도 있었고 바티칸 시국의 정원까지 덤으로 보았다.

 

 

 

 

베드로가 예수에게 받았다는 천국의 열쇠모양의 산 피에트로 광장,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나는 로마에 왔나보다.

 

광장을 나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 역시 미리 검색한 곳으로 자그마한 식당이었는데 역시 현지인들도 많이 오는 성당 근처였다. 기분 좋게 먹고, 가는 길에 올드브릿지라는 로마 3대 젤라토 맛집에서 상큼하고 쫀든쫀득한 젤라토를 먹었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빠질수가 없다.  

 

아침 일찍 서둘렀으니 이날은 숙소로 일찍 고고!

 

2020. 1. 14

로마에서 세째날, 트레비 분수랑 스페인 계단까지 대중교통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갔다. 로마 시내는 유적지가 모여 있고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오래된 건축물들 사이를 구글맵 켜고 찾아가는 맛이 좋았다. 남편과 둘이서 이야기하며 로마의 골목골목을 걸어갔던 것이 아련하다. 남편은 능숙하게 구글맵을 사용하며 구급맵의 효능에 감탄을 하는 중이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호텔이랑 성당, 가게 건물을 구경하면서 걷노라니 쉽게 트레비분수까지 갔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엄청 넓게 보였는데 생각보다 분수 주변이 좁았다. 다시 로마를 올 수 있게 해달라고 동전을 던진다는 사람들이 간혹 보였다.

 

스페인 계단은 50년전에 찍은 '로마의 휴일'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계단에 앉아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경찰이 앉지를 못하게 했다. 남편이 그 이유를 물으니 앉게 되면 음식을 먹게 되고 주변이 더러워지니 유적지 보호차원에서 그런다고 했다.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는 온 시내와 거리가 유적지와 보물이니 엄격하게 보호해야 하겠지.

 

걸어서 보르게세 공원을 산책하였다. 공원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핀치오 언덕에서 포롤로 광장을 내려다 보니 전망이 좋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공원이나 유적지에 화장실이 없었다. 급하면 카페나 식당, 바 등을 가라는 거겠지. 일부러 안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포폴로 광장을 내려와 천천히 로마의 골목길을 걸으니 쉽게 나보나 광장이 보인다.

와인병이 유난히 많았던 판테온 근처의 식당에서 라쟈냐와 미트볼을 먹었다. 비싼 가격만큼 입맛에도 딱 맞고 맛있었다. Two sizes에서 유명하다는 티라미수를 먹었다. 이탈리아의 3대 디저트가 젤라토, 티라미수, 커피라고 하더니 역시나 티라미수도 우리나라와 달리 달콤하고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웠다.

 

 

판테온은 모든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이란 뜻으로 그 어떤 기둥도 없이 반원형 돔을 지지하고 있어 현대 건축으로도 설명이 안되는 로마 시대의 건축물이라고 한다. 천장에는 돔의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비가 와도 안들어온다는 설이 있으나 실제로는 비가 오면 빗물이 건물안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로마 유적지에는 군인은 아닌것 같은데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과 경찰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워낙 소매치기가 많다보니 그런 것일까?